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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한채 세종에 한채…고위공직자 5명 중 1명 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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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남재 조회3,091회 댓글0건 작성일20-07-0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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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등 21개 부처 및 기관 1급 전수조사
한은 4채·외교부 2채, 국세청 강남·송파 2채
기재부·국토부에도 4명, 조윤제·임지원 2채
1급 5명만 올해 매각…“공직자 솔선수범해야”
참여연대는 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다주택자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에게 거주 목적 1주택을 제외한 주택 매각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김상윤 한광범 원다연 기자] 청와대가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권고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고위 공직자들이 집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분 상속, 분양권 전매 금지, 노부모 거주 등 불가피한 이유로 다주택자가 됐다고 해명했지만,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채 보유한 1급 고위직들

8일 이데일리가 대한민국 관보 시스템과 본인 확인 등을 거쳐 18개 중앙부처와 국무조정실, 한국은행, 국세청 등 주요 기관의 1급 공무원 106명의 부동산 현황(본인과 배우자의 단독주택·아파트·아파트 분양권·오피스텔·주상복합·지분)을 전수조사한 결과, 19명이 2주택 이상 보유자로 나타났다.

이는 관보에 게재된 작년 12월31일 기준 공직자 재산 신고를 토대로 8일 현재 기준으로 변동 유무를 개별 확인한 것이다. 앞서 전수조사한 장·차관급 2주택자(14명)를 포함하면 고위직 다주택자는 33명에 달한다.(참조 이데일리 6월30일자 <6개월내 처분하랬는데..靑·장차관 26명 여전히 다주택자>)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작년 12월16일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달 18일 “정부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고 했다. 노 실장은 지난 2일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하고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부동산 처분을 재권고했다.

하지만 수차례 권고에도 고위직들은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다. 장호현 한국은행 감사는 서울·세종 아파트와 대구 단독주택(지분) 등 4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기재부와 국토교통부에서도 다주택자가 잇따랐다. 백승주 기재부 기조실장은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 분양권과 세종시 도담동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박무익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세종·청주에,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서울 강남구와 세종시 도담동에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최기주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송파구·수원 팔달구 등 수도권에 2채를 갖고 있다.

주미 대사를 역임한 조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3동에 단독주택 2채를 보유 중이다. 임지원 금통위원도 서울 용산·동작구에 2채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성배 기획조정실장·오규택 과학기술혁신조정관,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 통일부 최영준 통일정책실장, 고용노동부 김경선 기조실장, 박성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환경부 송형근 자연환경정책실장, 보건복지부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최병구 종무실장, 김중열 여성가족부 기조실장, 한재연 대전지방국세청장, 구진열 인천지방국세청장도 2채를 갖고 있다.

◇주영준·강명수·박준영·오운열·김명준 1주택자로

반면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강명수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해양수산부 박준영 기획조정실장·오운열 해양정책실장, 김명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올해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됐다.

다른 1급 고위직들은 노부모 봉양 등 현실적인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백승주 실장은 분양권 전매가 금지로 개포동 아파트 분양권을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수원 아파트에는 모친이 거주 중”이라고 전했다.

최영준 통일정책실장은 “화성시 아파트는 2006년에 생애최초로 분양 받은 것으로 2년 전에 매각이 안 돼 세입자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구 문체부 종무실장은 “문래건영 아파트는 집을 상속받아 아들 셋이 지분을 나눈 것일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민간 다주택자는 투기꾼으로 몰면서 고위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지 않는 것은 모순된 행보라고 지적했다.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다주택 고위 공직자들이 올바른 주거·부동산 정책을 만들 수 있겠느냐”며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8일 이데일리가 대한민국 관보 시스템과 본인 확인 등을 거쳐 18개 중앙부처와 국무조정실, 한국은행, 국세청 등 주요 기관의 1급 공무원 106명의 부동산 현황(본인과 배우자의 단독주택·아파트·아파트 분양권·오피스텔·주상복합·지분)을 전수조사한 결과, 19명이 2주택 이상 보유자로 나타났다. 이는 관보에 게재된 작년 12월31일 기준 공직자 재산 신고를 토대로 8일 현재 기준으로 변동 유무를 개별 확인한 것이다. 앞서 전수조사한 장·차관급 2주택자(14명)를 포함하면 고위직 다주택자는 33명에 달한다.[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지난달 29일 이데일리가 대한민국 관보 시스템과 본인 확인 등을 거쳐 비서관 이상 청와대 고위공직자, 18부처·5처·17청·6개 위원회 장·차관급 인사들의 부동산 현황(29일 기준 본인과 배우자의 단독주택·아파트·아파트 분양권·오피스텔·주상복합)을 전수조사한 결과, 청와대 참모 12명, 장·차관급 인사 14명이 2주택 이상 보유자였다. [출처=각 부처 종합,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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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오전 최근 논란이 된 주택 매각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뒤 7월 중으로 서울 강남권 소재 아파트를 처분하겠고 밝혔다. 다른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이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남윤호 기자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주택 처분 이행 상황·대상 '깜깜이'…솔선수범 취지 무색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올해 2월쯤 야심한 시간에 택시를 탄 적 있다. 당시 50~60대쯤으로 보이는 기사는 먼저 이런저런 얘기를 꺼냈다. 업계 불황 하소연부터 반듯하게 자라준 자녀 이야기까지. 그때마다 맞장구를 잘 쳐줘서인지, 그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보아하니 젊은 친구인데, 열심히 돈 모아서 반드시 서울에 집을 사. 인생 선배로서 하는 말이야." 얼추 짐작하면서도 그 이유를 물었다. 중년의 기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서울 집값은 무조건 오르게 돼 있어. 서울에 집을 몇 채씩 갖고 있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청와대 고위 공직자도 부동산에 대해서 만큼은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충북 청주시 아파트에 이어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국회의원 3선을 지낸 지역구 청주가 아닌 서울을 남겨두면서 크게 반발한 민심에 백기를 든 감이 든다. 이런 저런 사정을 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만큼 실생활과 직결된 부동산 문제는 복잡하고 신중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나 솔선수범해야 할 공직자도 지키지 못 할 정책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청와대가 밝힌 비서관급 이상 참모 가운데 다주택자만 12명이다. 지난 2일 노 실장이 이달 중으로 집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에 따라 과연 고위 참모들이 실거주 외 주택을 매각할지 관심이 쏠린다.

애초 노 실장은 지난해 12월 '6개월 이내에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도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사실상 거의 지키지 않았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같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에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모두 11명이었던 것보다 오히려 수가 늘었다.

여론의 뭇매 속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서초구 소재 한신서래아파트를 '부랴부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윤정원·배정한 기자

온라인 여론을 살펴보면 청와대와 국민 간 신뢰가 깨진 듯하다. '그동안 뭐 했느냐'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느냐는 시각이다. 처분할 뜻이 애초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집값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고위 공직자로서 본을 보여야 한다는 결연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노 실장의 최초 권고 이후 청와대 참모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현재 논란은 청와대를 비껴가지 않았을까. 다만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는 있겠다. 매물로 내놨는데도 실제 매매로 연결되지 않았다거나, 노 실장의 사례처럼 가족이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아울러 강제성이 없는 '권고'였던 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의 집값 안정 정책에 청와대가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는 무색해졌다.

더 답답한 것은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과 관련해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점이다. 다주택 처분 대상이 정확히 누구인지, 처분 이행이 얼마나 됐는지 등 국민이 궁금해할 부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일 노 실장 외 다른 참모의 주택 처분 진척과 관련한 물음에 "아직 시간이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일 '노 실장의 재권고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 이후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물음에 "강력한 재권고가 있었다는 것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만 언급했다. 다주택 처분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비난을 피해갈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청와대가 다주택자 참모를 계속 기용한다면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고 봐도 이상한 해석은 아닐 듯싶다.

청와대 참모들의 더딘 이행과 '깜깜이' 상황. 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부족하다. 부동산 문제로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고위공직자, 국회의원을 향한 민심이 어느 때보다 들끓는 상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 문제는 정책, 나아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직결돼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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