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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전 녹슨 칼 언제까지…카카오·네이버 이어 PEF도 재벌규제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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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빈외 조회4,198회 댓글0건 작성일20-05-04 04:3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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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넥슨·넷마블 내년 10조 넘어설 전망
상호·순환출자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도
PG사업도 금융·보험사로 분류..규제 실효성 없어[세종=이데일리 김상윤 문승관 기자] IT기업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자산 5조 1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준 대기업)에 지정됐다.
카카오(재계 순위 23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스마트모빌리티 등 투자대상을 금융, 제조업분야까지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이 14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에쓰오일(16조7000억원·21위), 현대백화점(16조원·22위) 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또 다른 IT기업인 네이버(9조5000억원·41위), 넥슨(9조5000억원·42위) 넷마블(8조3000억원·47위)도 내년이면 총자산 규모가 10조원대를 넘어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온라인 분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과거와 다른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진 IT대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여전히 30년 넘은 녹슨 칼을 휘두르고 있다. 대기업들의 상호·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등 ‘선단식 경영’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겠다며 1987년에 만든 소위 ‘재벌 규제’다. 공정위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출자한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PEF)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전자결제회사도 금융사 규제 적용
자산 10조원 이상인 그룹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규제 뿐만 아니라 신규 순환출자금지제도, 상호출자금지제도, 채무보증제한제도,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제도를 추가로 적용받는다.
하지만 IT 대기업들은 지주회사 체제여서 상호·순환 출자와 같은 계열사간 복잡한 출자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계열사간 얽히고 설킨 채무보증도 없다. 금융사업에 진출한 카카오, 네이버에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제도가 적용되지만 이 역시 고객들이 맡긴 돈을 동원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사례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유명무실한 규제다.
오히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규제로 인해 신산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이다. 중소,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진출한 PG사업은 통계법 제22조(표준분류) 제1항의 규정에 의해 금융 및 보험업으로 규정된다. PG사업은 소비자가 온라인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단순 중계업임에도 금융·보험사와 동일한 계열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대형로펌 한 변호사는 “신흥 IT기업들은 지배구조부터 출자구조까지 과거 재벌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기존 대기업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PG사업은 핀테크산업으로 분류되는 등 과거 금융·보험사와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새로운 규제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카카오 김범수, 네이버 이해진 동일인이 계열사를 실수로 누락하면서 검찰 조사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인 과거 재벌규제와 IT규제간 엇박자”라면서 “IT기업들에는 데이터 독점 등 신산업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규제를 개선·보강하는 쪽으로 가야하는데 과거 재벌 규제를 덧씌우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사모펀드 투자 기업간 일감몰아주기?
공정위가 처음으로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했지만,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규제 실효성이 불명확하다.
상호·순환출자나 일감몰아주기 등은 통상적으로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이뤄지는 불공정행위이다. PEF는 구조상 투자한 회사간 순환·상호출자, 채무보증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를 위주로 하는 사모펀드라면 모를까 소수 지분 위주로 투자하는 IMM인베스트먼트에게는 공시 등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PEF나 페이퍼컴퍼니(SPC)를 통해 투자를 진행할 때 공시를 할텐데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대상 기업집단에 포함한 게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사모펀드를 감시·감독하는 금융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절차와 기준에 따라 PEF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정위 규제 실효성 여부는) 제도를 운영해보면서 연구를 좀더 해봐야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단 공시를 확대하면서 PEF의 소유, 출자 등을 지켜보면서 향후 규제 방향을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과거 재벌과 달리 새로운 지배구조 형태를 띤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고 주요 대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공정위가 기존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 때문에 과거 대기업 규제를 여전히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업 형태에 맞게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회사는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비금융 국내 계열회사 주식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단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임원의 선임 또는 해임 △정관변경 △다른 회사로의 합병 및 영업의 전부 또는 주요부분의 양도에 대해 결의시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합해 의결권 있는 주식의 15%까지 의결권행사가 가능하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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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넥슨·넷마블 내년 10조 넘어설 전망
상호·순환출자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도
PG사업도 금융·보험사로 분류..규제 실효성 없어[세종=이데일리 김상윤 문승관 기자] IT기업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자산 5조 1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준 대기업)에 지정됐다.
카카오(재계 순위 23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스마트모빌리티 등 투자대상을 금융, 제조업분야까지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이 14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에쓰오일(16조7000억원·21위), 현대백화점(16조원·22위) 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또 다른 IT기업인 네이버(9조5000억원·41위), 넥슨(9조5000억원·42위) 넷마블(8조3000억원·47위)도 내년이면 총자산 규모가 10조원대를 넘어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온라인 분야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과거와 다른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진 IT대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여전히 30년 넘은 녹슨 칼을 휘두르고 있다. 대기업들의 상호·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등 ‘선단식 경영’에 따른 폐해를 차단하겠다며 1987년에 만든 소위 ‘재벌 규제’다. 공정위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출자한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PEF)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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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조원 이상인 그룹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규제 뿐만 아니라 신규 순환출자금지제도, 상호출자금지제도, 채무보증제한제도,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제도를 추가로 적용받는다.
하지만 IT 대기업들은 지주회사 체제여서 상호·순환 출자와 같은 계열사간 복잡한 출자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계열사간 얽히고 설킨 채무보증도 없다. 금융사업에 진출한 카카오, 네이버에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제도가 적용되지만 이 역시 고객들이 맡긴 돈을 동원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사례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유명무실한 규제다.
오히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규제로 인해 신산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이다. 중소,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진출한 PG사업은 통계법 제22조(표준분류) 제1항의 규정에 의해 금융 및 보험업으로 규정된다. PG사업은 소비자가 온라인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단순 중계업임에도 금융·보험사와 동일한 계열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대형로펌 한 변호사는 “신흥 IT기업들은 지배구조부터 출자구조까지 과거 재벌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기존 대기업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PG사업은 핀테크산업으로 분류되는 등 과거 금융·보험사와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새로운 규제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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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처음으로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했지만, IT기업과 마찬가지로 규제 실효성이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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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를 위주로 하는 사모펀드라면 모를까 소수 지분 위주로 투자하는 IMM인베스트먼트에게는 공시 등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PEF나 페이퍼컴퍼니(SPC)를 통해 투자를 진행할 때 공시를 할텐데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대상 기업집단에 포함한 게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사모펀드를 감시·감독하는 금융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절차와 기준에 따라 PEF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정위 규제 실효성 여부는) 제도를 운영해보면서 연구를 좀더 해봐야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단 공시를 확대하면서 PEF의 소유, 출자 등을 지켜보면서 향후 규제 방향을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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