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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힌드라 발 빼는 쌍용차, 평택공장엔 불안감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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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세동 조회3,791회 댓글0건 작성일20-06-2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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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대주주 마힌드라가 신규투자를 거부하며 10여년 만에 다시 기로에 선 쌍용차. 평택공장에는 미래를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서로 사기를 북돋고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지만 인사말은 '괜찮겠죠?'였다.

쌍용차는 25일 평택공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산업은행이 "쌍용차 노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고민하길 바란다"며 '생즉사 사즉생' 자세를 요구한 지 1주일여 만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며 쓴소리를 하면서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제시했다. 쌍용차는 이에 대응해 회사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카드로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코란도·티볼리 생산공장[쌍용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행사는 약 2시간에 걸쳐서 코란도와 티볼리 생산공장을 둘러본 뒤 간담회를 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회사가 백척간두에 놓인 상황과는 달리 직원들은 평소처럼 업무에 분주했다. 의장라인에서는 100여명의 인력이 아직 조립되지 않은 차체를 오르내렸고 마무리 공정에서는 라이트를 켜서 이곳저곳 꼼꼼히 비춰봤다. 가끔 서로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이 털어놓은 속내는 달랐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춘 쌍용차 공장협의회 회장은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 번만 더 도와주면 회사를 일으켜서 후대에 자랑스러운 회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후반기부터는 신차가 나오는데 그 사이 고용 불안, 생계난, 가정파탄 등의 어려움을 더 겪으면 직원들이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쌍용차 코란도·티볼리 생산공장[쌍용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쌍용차는 강경노조라거나 고액연봉을 받으며 호의호식한다는 인식이 오해라고 강조했다.

김상춘 회장은 "코란도 등으로 사랑을 받아 연간 14만∼16만 대를 팔 당시엔 연봉이 높았지만 12만∼13만대를 판매하는 지금은 그 정도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곽용섭 쌍용차 홍보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어서 1주에 1∼2일을 쉬고 주말 특근을 안 하니 올해는 급여가 월 100만∼140만원 줄었다"며 "생활고로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투잡'을 뛰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직원의 평균 연령은 43.8세이고 근속 연차는 22∼23년이다. 작년 1인당 평균임금은 8천600만원이다.

곽용섭 팀장은 지금처럼 주간 연속 2교대를 하면 적정 인력이 약 4천900명으로 현재 인력 수준과 비슷하며 특별히 잉여인력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김상춘 회장은 "이번에 넘어지면 못 일어난다는 걱정이 크다"며 "복지 중단과 임금 삭감도 받아들였는데 또 그래야 한다면 '죽을 맛'이라고들 한다"고 전했다.

쌍용차 코란도·티볼리 생산공장[쌍용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현장 감독자들은 23일 '작지만 강한 쌍용차' 재도약을 위해 경영 정상화를 함께 힘을 합쳐 이뤄내자는 취지의 결의문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한편으론 마힌드라가 대주주로서 책임을 놓지 않을 것이란 기대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할 것이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쌍용차는 13분기 연속 적자로 완전자본잠식에 가까운 상태다. 지난해 신차 흥행 실패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이 심해졌다.

마힌드라가 4월 신차개발 등을 위한 2천억원 신규투자 계획을 철회한 뒤로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쌍용차는 일단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며 버티고 있지만 자금수혈이 없으면 지속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전부터 어려운 기업으로 분류되며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략적 투자자로 중국 지리차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망이 아주 밝지는 않다. 쌍용차가 특화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가 친환경차로 급격히 전환하는 흐름에서는 뒤처졌기 때문이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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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평택=주명호 기자] [향후 생산 확대 및 전기차 출시 등 경영 지속가능 계획 추진…"노사차원의 모든 자구노력 지속할 것" ]

쌍용차 평택공장 현장근로자가 조립공정에서 작업하고 있다./사진=쌍용차"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 직원들이 가장 체감하고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근무하자는 분위기입니다. 1시간이었던 점심시간도 협의를 통해 40분으로 축소했지만 불평하는 목소리는 없습니다."

25일 찾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길지 않은 점심시간이 끝나자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로 빠르게 흩어졌다. 공장 외부는 금방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택공장에는 5000여명에 이르는 쌍용차 전 직원 중 약 80% 근무한다. 쌍용차가 판매하는 완성차 모두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총 3개의 생산라인이 있지만 투리스모, 체어맨의 단종으로 2라인은 가동이 멈춘 상태다. 1라인은 코란도와 티볼리, 3라인은 렉스턴 차종의 생산을 맡고 있다.

외부의 모습과 달리 공장 내부는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다. 완성차 생산은 '프레스-차체-도장-조립' 순으로 진행된다. 차량의 외형(프레스)과 뼈대(차체)를 만든 후 색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 내외부 부품·장치들을 조립하면 신차가 태어난다.

송영승 조립1팀 팀장은 "차량의 혈액이나 마찬가지인 연료, 요소수 공급 후 코딩작업까지 끝나야 정상시동이 가능해진다"며 "이후 기능검사를 진행해 합격점을 받으면 비로소 완성차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외관/사진=주명호 기자평택공장의 총 연간 생산능력은 설비기준으로 약 25만대지만 운영인력 등을 고려한 실생산량은 17만대다. 올해 사업계획은 13만1000대로 실생산량의 78% 수준이다.

생산목표가 낮은 것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수출 물량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수출길이 막히다보니 불가피하게 목표량도 축소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만큼 향후 코로나 종식으로 물량이 회복되면 생산도 다시 운영능력에 맞춰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진우 생산혁신팀 팀장은 "수출만 살아나면 언제든 다시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쌍용차는 현재 준중형 SUV 전기차인 E100 출시를 위해 현재 막바지 품질점검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차 역시 2022년을 '레벨3' 수준 출시를 목표로 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같은 현장 분위기와 달리 외부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투자계획을 철회한데 이어 정부마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불가 입장을 드러내면서 경영정상화로 가기 위한 체력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정부지원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은 지금보다 더 강도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사가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며 "돈만으로는 기업을 살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 살기위한 조치로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쌍용차측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차원에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부지원으로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지 당장 회사 운영에 지원금을 쓰겠다는게 아니다"며 "신차 개발시 적어도 3000~4000억원의 연구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지원금은 필수"라고 말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현장근로자들이 조립공정에서 작업하고 있다./사진=쌍용차노사 분위기도 갈등이 불거졌던 과거 상황과 전혀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현장감독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춘 쌍용차 공장협의회 회장은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정말로 회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노사 고통분담 합의를 통해 전 직원의 복지후생을 중단하고 임금의 약 18%를 삭감하는 강도높은 자구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연봉 수준은 과거 1000~1500만원이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로나로 주중 1~2일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하는데다 주말 특근도 없어지다보니 급여가 크게 줄었다"며 "일부 직원들은 택배 등 투잡까지 뛰며 생활고를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현장감독자 대표들은 전날 예병태 사장을 만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결의문을 전달하고 이를 위해 현장 직원들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예 사장은 "최선을 다해 회사를 살리겠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당부했다.

김상춘 회장은 "과거 노사갈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조가 투쟁일변도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오해가 크다"며 "본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동참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는게 직원 전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택=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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