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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황유 '말짱 황' 되나… 탈황설비 늘린 정유사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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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도비 조회2,658회 댓글0건 작성일20-08-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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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 해상 물동량 감소, 저유황유 가격 하락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 차도 좁혀져

해운업계 사상 가장 강력한 규제인 'IMO 2020'이 올해 시행되면서 저유황유 호황을 기대하고 지난해까지 관련 설비를 대폭 늘렸던 국내 정유사들이 코로나발(發) 경기 불황에 따른 해상 물동량 감소와 저유황유 시황 부진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박유 가격 정보 업체 십앤드벙커에 따르면, 글로벌 20개 항구의 평균 초저유황중유(VLSFO) 가격은 이달 19일 기준 t당 35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500~6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저유황유 가격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 4월 28일에는 21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저유황유 가격이 t당 200~3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기존 선박연료로 사용하던 고유황유(IFO380)와의 가격 차도 크게 줄었다. 글로벌 고유황유 가격은 올해 초 370달러에서 지난 4월 16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이달 290달러를 회복했다. 저유황유를 생산하려면 고도화 설비를 통해 황 함량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한 만큼 고유황유보다 통상 가격이 40~50% 높다. 그런데 저유황유 가격이 큰 폭 하락하면서 현재 저유황유는 고유황유보다 10~20% 비싼 정도에 그치고 있다.

SK에너지의 탈황설비./그래픽=박길우
전 세계 170여 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부터 선박 연료의 황 함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IMO2020 규제를 시행했다. 환경오염의 원인 물질인 황 배출량을 줄이자는 취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IMO2020의 영향으로 전 세계 선박용 저유황유 수요가 2019년 일평균 10만배럴에서 올해 100만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계의 기대감은 컸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건설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준공하고 3월 말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VRDS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고유황 중질유에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로, SK에너지는 VRDS 가동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선박용 저유황유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선박 연료 브랜드를 출시했고, 에쓰오일(S-Oil(010950))도 울산 공장 내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증설했다. 다른 정유사와 달리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GS칼텍스 또한 공장 연료로 쓰던 저유황유는 선박유로 판매하고 액화천연가스(LNG)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정유사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해상 물동량이 크게 줄었고, 이 여파로 저유황유 수요가 부진해 가격도 하락한 것이다.

정유사들은 3분기 해운 업계 성수기에 들어서면 저유황유 수요와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어 정유사들의 기대만큼 저유황유 가격이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선옥 기자 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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