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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음악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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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리햇 조회2,557회 댓글0건 작성일20-08-1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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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 콘텐츠평론가·강남대 교수 iamcritic@naver.com >소설가 김영하는 그의 에세이에서 음악이란 트로이의 목마와 같다고 표현한 바 있다. 연인에게 음악을 선물하면, 두고두고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나니 그건 선물을 가장한 공격이라는 의미였다. 음악은 어떤 시절을 찰나에 환기한다. 장국영의 ‘당년정(當年情)’을 들으면 ‘영웅본색’을 봤던 10대가 금세 소환되는 것처럼. 그렇게 음악은 영혼을 순간적으로 점유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기억에 남는 음악이 대개 10대나 20대,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 들었던 음악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1990년대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운 레트로가 열풍이다. 새로운 레트로라고 해서 뉴트로(new retro)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상 레트로는 어느 시절에나 있었다. 1990년대에는 7080이 유행이었고, 1980년대에는 1960년대 스타일이 레트로였다. 이효리, 유재석, 비가 결성한 단기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음원이 1위를 차지하는 현상도 여기서 멀지 않다. 그들의 노래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음원 차트의 영향력으로부터 멀어져 있던 30대 이상 기성세대가 돌아온 결과다.

새로운 음악에 감수성이 반응하는 시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소개된 설문을 보면 30대가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다고 한다. 사는 게 바빠서, 하루하루의 일에 쫓겨서,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다거나 우연히 귀에 꽂힌 음악을 기억할 여유가 없다.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10대, 20대에 들었던 노래를 되찾아서 듣는 게 편하고 좋다. 그 순간이 바로 30대라는 것이다. 30대를 넘어서면 조금씩 새로운 음악보다는 옛 시절의 음악이 더 좋아진다. 음악보다 그 시절을 기억하고 향유하는 게 더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첫사랑 영화도 마찬가지다. ‘맨발의 청춘’이나 ‘별들의 고향’을 첫사랑 영화로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겨울나그네’로 추억하는 세대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클래식’의 손예진이 첫사랑의 대명사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건축학개론’의 수지가 첫사랑이다. 첫사랑 영화에 대한 추억의 최종 도착지 역시도 언제나 그렇듯 20대다. 그들이 살았던 20대가 달랐을 뿐, 그 각각의 20대 위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첫사랑 이야기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우리의 감수성은 생각보다 빨리 굳어버린다. 20대에 들었던 노래는 듣기만 해도 가사까지 외워졌지만 지금 유행하는 아이돌 음악은 아무리 열심히 들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노력해서 듣는다고 해도 감성까지 움직이지는 못한다. 어쩌면 우리의 감수성은 20대에 가장 높은 감도로 충전되도록 설계돼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20대에 마련한 감성의 창고를 조금씩 비워내며,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를 견뎌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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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오름세 탄 통합당, 전과 다른 적극 행보
호남을 '제2의 지역구'로 배정하는 방안 검토
4차 추경에도 적극 목소리…"현장 상황 심각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성마을에서 침수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미래통합당은 12일 호남 끌어안기 계획을 세우고, 수해를 수습하기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며 '광폭' 행보를 벌였다.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통합당이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지역구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호남 지역을 현역 의원들에게 '제2의 지역구'로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비대위에서 의결하는 국민통합특별위원회에서 '제2 지역구 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으로, 다른 지역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이 호남의 지역구를 배정 받아 자신의 지역구처럼 예산을 따내거나 민원을 청취하는 등 살피겠다는 취지다.

통합당의 이러한 '호남 끌어안기'는 "통합당이 그동안 호남 지역에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집중 호우로 수해를 입은 호남 지역에 전격 방문한 뒤 지도부를 포함한 통합당 의원들이 호남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오는 19일에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통합당은 이날 '호남' 뿐 아니라 '추경'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줄곧 추경 편성에 반대해온 과거와 달리, 재해 극복을 위한 추경의 필요성을 정부·여당보다 강하게 설득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오늘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4차 추경 결정을 유보했다"며 "정부는 재해로 고통 받는 국민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간 전례 없이 3번의 추경을 쏟아 부었던 정부가 국민이 고통 받는 재해 추경엔 인색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우리당 의원들이 돌아본 현장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정부여당의 판단과 달리, 태반의 국민들이 국가의 지원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당이 요청한 특별재난지역 지정 확대 역시 더딘 상태라는 점을 언급한 뒤 "정부 예산을 구조조정해서라도 재해 추경을 다시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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