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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공무원 총살 만행] 남겨진 의문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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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남재 조회2,311회 댓글0건 작성일20-09-2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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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의사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
남측 민간인을 왜 사살하고 불태웠을까
軍은 왜 6시간 동안 대응을 안 했나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를 하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되고 수중에서 불태워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군 당국은 명명백백히 사건 맥락을 공개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는 평가다.

1. 월북 의사 어떻게 확신하나

군 당국은 실종된 공무원 A씨(47)가 월북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연평도 해역을 꿰고 있는 A씨가 물때에 맞춰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을 활용한 정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당국은 '월북 시점'으로 추정되는 지난 21일 오전 해당 수역 조류가 북쪽으로 향했다는 점 역시 월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은 A씨가 실종 추정 시점부터 사망 추정 시점까지 약 35시간을 바다 위에서 보냈다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수온이 26도 안팎에 불과해 장기간 물속에서 체류할 경우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는 만큼, A씨가 의도적으로 부유물 등을 활용해 바다에 뛰어들었을 거란 관측이다. 군 당국은 A씨가 최소한 '한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의 부유물을 활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A씨가 월북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주변에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정황 증거'만을 가지고 월북 의사를 단정 짓긴 어렵다는 평가다. A씨가 최근 배우자와 이혼하고, 동료들에게 수천만 원의 빚을 져 신변을 비관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자녀 2명을 둔 가장이 도피처로 북한을 택했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군 당국은 표류하던 A씨가 북한 선박과 접촉했던 순간 월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추정에 불과할 뿐이다.

당장 A씨 유족들은 군 당국 판단에 반발하고 있다. 자신을 A씨의 친형이라고 밝힌 B씨는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에서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다"며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콕 집어 특정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뉴시스
2. 왜 사살하고 불태웠나

월북 의사와 무관하게 북측이 왜 A씨를 사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웠는지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북한은 과거 월북자들을 여러 차례 남측에 송환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0월에는 남측 어선이 북측 해역을 침범해 조업을 벌이자 나포해 조사한 뒤, 다음 달 선박과 남측 선원 7명 등을 함께 돌려보냈다. 남북관계가 냉각기를 이어가던 지난 2014년에는 밀입북한 김모씨를 남쪽에 인도했고, 그보다 1년 전에는 월북했던 한국민 6명을 단체로 송환하기도 했다.

북한이 송환이 아닌 '극단적 대응'을 선택한 건 북한 전역에 내려진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개성 출신 탈북민이 재월북한 사건을 계기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강력한 방역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은 경계 임무 소홀을 이유로 크게 문책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이 북중 국경에 특수부대를 배치해 사살 명령(shoot-to-kill order)을 내렸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남북 접경지역에 같은 조치가 내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확인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7월부터 "해상에서 밀려들어 오거나 공중에서 날아오는 물체 등을 발견할 경우 소각 처리하는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우라"며 강도 높은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표류하던 A씨와 최초 접촉하던 순간, 일정 간격을 두며 방독면을 착용한 채로 표류 경위를 파악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실종자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방호복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3. 우리 군은 왜 6시간 동안 지켜만 봤나

군 당국 설명에 따르면, 실종된 A씨와 북한군이 최초 접촉한 시점은 지난 22일 15시 30분경이다. A씨가 북한군에게 사살된 시점이 21시 40분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군은 약 6시간 동안 자국민 보호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군 당국은 15시 30분경 A씨와 북한군이 접촉했다는 사실은 여러 첩보를 종합해 판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15시 30분께 입수한 첩보는 북한 해역에서 '불특정 1인'이 북한군과 접촉했다는 정보만을 담고 있어, 접촉 대상을 A씨로 특정한 것은 다른 첩보들이 입수된 이후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전날 해당 수역에서 실종된 사실을 모를 리 없는 군 당국이 '불특정 1인'을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국민인지 확실히 몰랐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북한군과 접촉한 당사자가 A씨라는 걸 특정한 시점은 16시 40분께였다고 한다. 당시 우리 군은 A씨의 월북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지하고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군 당국은 이 시각까지도 A씨와 북한군이 접촉한 '위치'는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왜 그런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는데도 위치를 모르냐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첩보 출처를 말씀 못 드린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A씨와 북한군이 접촉한 위치를 처음 추정하게 된 시점이 시신이 불태워진 22시 11분께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에 있는 우리 군 감시장비도 시신을 불태우는 불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우리 군 감시장비'도' 관련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관련 정보가 입수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감시 장비에 애초 포착되는 거리였다면 관련 정황을 더 이른 시점에 감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일부 기자들이 '육안으로도 북한 선박 유무를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같은 질문만 계속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더욱이 우리 군이 21시께 북한군 지휘부의 총격 명령을 포착했다고 밝힌 만큼, 실제 총격이 벌어진 21시 40분까지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북측이 A씨를 단기간 내에 사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울지는 몰랐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군 관계자는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을 못 했다"며 통상 실종자가 확인되면 소환 판단을 내리고 다음날 북측에 연락을 취하는 등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북측이 A씨를) 15시 30분에 발견하고 (짧은 시간 내에) 사격해서 불태울 줄은 몰랐다"며 "적 지역에서 일어나 즉각 대응이 어려웠다. 왜 사살하게 나뒀느냐고 하는 건 군에 할 이야기는 아니다"고 항변했다.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군인(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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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시점 논란…"유엔 연설 15일 녹화, 18일 송부 수정 불가"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의 '연평도 피격 사건' 인지 시점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공무원인 우리 국민을 총격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고 알려진 날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종전선언' 언급이 있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22일 18시 36분, 文 공무원 실종 서면보고 받아
22일 22시 30분, 靑 北 피살·시신훼손 첩보 입수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실종'을 인지한 날은 22일 오후 6시 36분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직원이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전날 발생해서 수색 중이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내용의 서면보고를 받았다.

이후 22일 22시 30분 북한이 월북의사를 밝힌 실종자를 사살 후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가 청와대에 입수됐다. 하지만 신빙성이 있는 첩보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지는 않았다. 이 첩보의 신빙성을 파악하기 위해 23일 새벽 1시부터 2시 30분까지 관계장관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비서실장, 통일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23일 1시~2시 30분 청와대서 관계장관회의 개최
23일 1시 26분 文 유엔 총회 '종전선언' 호소 연설


논란의 핵심은 이 시간에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23일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와 지지를 호소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문 대통령의 연설 시점에 총격 피살과 시신 훼손 첩보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은 문 대통령이 사건에 대해 알면서도 종전선언을 언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3일 8시 30분 文 '총격피살·시신훼손' 첫 대면보고
24일 8시 관계장관회의…9시 文 두 번째 대면보고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첫 대면보고를 받은 시각이 23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라고 설명했다. 즉 문 대통령은 총격 피살 및 시신 훼손에 대한 내용은 이때까지 몰랐다는 것이다. 특히 야권이 문제 삼는 대통령의 연설은 이미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 현지에 보내졌기 때문에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한 연설 내용을 수정할 수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첫 대면보고를 받은 뒤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두 번째 대면보고를 받은 건 24일 오전 9시다. 앞서 오전 8시에 관계장관회의가 소집됐고, 국방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분석 결과를 통보받은 후였다. 이 내용을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대면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첩보의 신빙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물었다. 문 대통령은 신빙성이 높다는 답변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소집해서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NSC 상임위는 24일 정오에 열렸고, 사무처장인 서주석 안보실 1차장은 같은 날 오후 3시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문 대통령이 신빙성 있는 '총격 피살·시신훼손' 내용을 인지하기까지의 시점과 유엔총회 연설 자체는 관련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文 "용납 못해…北 책임 있는 답변·조치 취해야"

문 대통령은 24일 NSC 상임위 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 받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도 이틀이 지나서야 이를 공개하고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한 지적이 나오자 "(첩보의) 신빙성이 높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사살해서 시신을 훼손한 것이 사실인지 파악하는 데 여러 정보와 방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첩보만 갖고 발표할 수는 없다"며 "청와대가 아주 긴박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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