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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심하겠다는 얘기하면 있겠어. 무섭게 자신을 마음으로24일 저녁 국립경주박물관 앞 뜨락 종각에서 펼쳐진 성덕대왕 신종 타음 조사 공개 행사 모습. 전 보신각 종지기 신철민씨와 주철장 이수자 원천수씨가 종 치는 막대인 당목을 부여잡고 종을 치고 있다. 노형석 기자


‘드웅~ 우웅~.’
경주 월성의 밤하늘 위로 묵직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1200여년 전 중생 구원의 발원을 담아 신라 승려들이 처음 울렸던 ‘일승의 원음’이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에밀레종’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경주 성덕대왕신종(국보)이 22년 만에 시민들 앞에서 몸을 울려 소리를 냈다. 24일 저녁 경북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본관 앞 뜨락 종각에서 전문가와 시민 7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시 수도권 집값 간가량 신종의 타음 조사 공개회가 펼쳐졌다. 이애주한국전통춤회 춤꾼들이 창작춤 ‘천년 울림: 종의 기원’을 종 둘레에서 추는 것을 시작으로, 전 보신각 종지기 신철민씨와 주철장 이수자 원천수씨가 묵념한 뒤 종 치는 막대인 당목을 부여잡고 종 한가운데 당좌로 들이치며 소리 내는 과정을 14분간 12차례 되풀이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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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주한국전통춤회 춤꾼들이 타종에 앞서 창작춤 ‘천년 울림: 종의 기원’을 종 둘레에서 추고 있다. 노형석 기자


타음 조사 자체는 박물관 쪽이 지난 2022년 벌인 뒤 3년 만에 재개된 것이지만, 시민에게 공개한 건 2003년 이래 처음이다. 해외구매대행 사전 신청을 거쳐 신종이 완성된 해인 771년의 숫자만큼 초청된 일반 관객들은 눈을 빛내며 숙연한 표정으로 타종 순간을 지켜봤다. 성남에서 찾아왔다는 국명자(82)씨는 “종소리를 듣고 1200년 전 신라 사람들의 기원과 지금 나의 기원이 똑같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은 통일신라의 전성기를 이룬 경덕왕(재위 742~76 정부지원전세금대출 5)이 부친 성덕왕(재위 702~737)을 추모하며 제작을 시작했으나 뜻을 못이루고 세상을 뜨면서 아들 혜공왕(재위 765~780)이 완성했다. 높이 3.66m, 무게 18.9톤으로 이 땅에서 가장 큰 옛 범종이다. 몸체엔 구름 타고 날아오르는 섬세한 비천상과 당시 문신 김필오가 쓴 1천여자 명문이 새겨졌다. ‘무릇 지극한 도는 형상의 바깥까지 포함하기에 국민임대주택 봐도 근원을 볼 수 없고, 큰 소리는 천지 사이에 진동하므로 들어도 울림을 들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명문은 당대 신라인의 사상과 신앙을 담은 최고의 금석문 사료로 손꼽힌다. 소리와 크기, 예술성 등에서 고대 불교공예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작이면서 상원사 동종과 더불어 가장 온전한 형태를 지닌 채 남은 신라 종이기도 하다.



국립경주박물관 본관 앞마당에 있는 성덕대왕신종 종각.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박물관은 1990년대 초반까지 연말 제야의 종을 쳤으나, 1992년 유물 안전을 위해 신종 타종을 멈추고 1996년, 2001∼2003년, 2020∼2022년 세차례 종 표면과 내부의 구조 안정성을 살피기 위한 타음 조사를 진행했다. 윤상덕 관장은 “습기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 종각보다 더 남쪽에 실내 실외 전시가 모두 가능한 ‘신종관’을 건립하려 한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별 이상이 없다고 파악되면 해마다 9월에 타종 공개 행사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용옥 전 고려대 철학과 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주낙영 경주시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경주/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