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 2416명 비트코인 등 압류종합소득세 27억원을 체납해온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장 A씨. 국세청은 지난 1월 말 A씨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 화폐 37억원어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A씨의 가상 화폐를 압류했다.국세청은 15일 “돈이 없다며 소득세, 양도소득세, 증여세 등 세금 납부를 미뤄온 고액 체납자 가운데 거액의 가상 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2416명을 적발해 가상 화폐를 가압류하거나 별도의 현금으로 체납 세금을 받는 방식으로 366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업비트 등 가상 화폐 거래소에 의뢰해 고액 체납자들의 가상 화폐 보유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국세청이 확보한 366억원은 가상 화폐 가격을 1월말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데, 그동안 가상 화폐 가치가 더 올랐기 때문에 환수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종가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6764만원으로, 1월 31일 가격(3640만8000원)의 1.86배다.국세청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체납자 가운데 상당수는 따로 현금을 마련해 체납 세금을 내고 국세청이 압류한 가상 화폐를 찾아갔다고 한다. 병원장 A씨도 가상 화폐를 팔지 않고 현금으로 체납액 27억원을 내고 비트코인을 찾아갔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 체납자들이 가상 화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가상 화폐 처분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에 있는 부동산을 팔고 양도소득세 12억원을 체납해온 B씨는 가상 화폐 12억원어치를 팔아 밀린 세금을 냈다. 국세청은 “가상 화폐 매각 대금이든 별도의 현금이든 아직 체납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들에 대해서는 25일까지 납부 일정을 협의한 뒤 적정한 시점에 가상 화폐를 매각해 체납액을 걷을 계획”이라고 했다.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아는 국민은 국세청 웹사이트(www.nts.go.kr)나 국세상담센터 콜센터(126)로 제보해달라고 했다. 제보 내용대로 숨긴 재산이 밝혀져 국세청이 밀린 세금을 징수하게 되면, 징수 금액의 5∼20%에 해당하는 포상금을 최대 20억원 범위에서 제보자에게 지급한다.[정석우 기자 swjung@chosun.com] ▶ 조선일보가 뽑은 뉴스, 확인해보세요▶ 최고 기자들의 뉴스레터 받아보세요▶ 1등 신문 조선일보, 앱으로 편하게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