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 평양시 경공업 및 상업부문의 여러 단위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치약 등 생필품 품질 문제를 직접 지적한 사실이 공개됐다. 1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에 대한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이 같은 후일담을 소개했다.이 기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에게 현재 주민들이 쓰고 있는 소비품들을 그대로 구입해 오라고 지시했다. 회의 당일 김 위원장은 간부들이 가져온 아동용 혁대(허리띠), 치약 등 주민들에게 유통되는 생필품을 보면서 직접 품질 문제를 언급했다. 신문이 “혹독한 시련 속에 그런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은 없었던가”라고 묘사한 점으로 볼 때 해당 제품의 품질이 상당히 조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제품 하나를 들어 보여주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결론’을 통해 “우리 앞에 나선 경제 과업들 가운데서 급선무는 농사와 소비품 생산”이라며 “‘선질후량’ 원칙에서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소비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전원회의에서 경공업을 강조한 것은 생필품 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봉쇄 위주의 방역 정책을 고수해왔는데 이동 통제와 장마당(시장) 폐쇄로 생필품 생산과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최근 보도에서 코로나19 발생 후 “턱없이 부족한 물량과 북한의 교통 사정 등으로 생필품 보급이 지방 곳곳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심각한 생필품 문제를 반영하듯 김덕훈 내각 총리는 평양 시내 경공업 및 상업 부문 여러 곳을 시찰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리가 선교편직공장, 평양일용품공장, 평양신발공장을 돌아보면서 “질 좋은 소비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총리는 평양제1백화점과 서평양백화점을 찾아 “인민들의 물질적 복리를 증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라”고 지시했다.